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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에서 "고용률 역대 최고"라는 자막을 보면서 고개를 갸웃한 적 있으시지 않습니까? 저도 그랬습니다. 군 전역 후 이력서를 들고 여기저기 기웃거리던 시절, TV에서는 연일 고용 지표가 좋다고 했지만 막상 취업 시장 현실은 딴판이었습니다. 고용률이라는 숫자 뒤에 어떤 이야기가 숨어 있는지, 그 맥락을 제대로 읽는 방법을 정리해 봤습니다.



고용률이란 무엇인가 — 숫자의 정체부터 짚자

고용률(Employment Rate)이란 15세 이상 생산가능인구 중 실제로 취업한 사람이 차지하는 비율입니다. 여기서 생산가능인구란 이론상 일할 수 있는 나이의 전체 인구를 뜻하며, 직장이 있든 없든 구직 활동을 포기했든 상관없이 분모에 들어갑니다.

이게 왜 중요한 포인트냐면, 고용률과 자주 비교되는 실업률(Unemployment Rate)은 계산 구조 자체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실업률은 경제활동인구, 즉 "지금 일하고 있거나 적극적으로 일자리를 찾고 있는 사람"만을 분모로 씁니다. 쉽게 말해 취업 준비생, 고시생, 공시생, 그리고 구직 자체를 포기해버린 사람들은 실업률 계산에서 아예 빠집니다.

그 결과 어이없는 일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구직을 포기한 사람이 늘어날수록 경제활동인구가 줄어들고, 덩달아 실업률 수치는 오히려 낮아집니다. 저는 이 구조를 처음 알았을 때 솔직히 황당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숫자는 좋아 보이는데 현실은 나쁜 상황이 통계상 멀쩡해 보일 수 있다는 뜻이니까요.

반면 고용률은 비경제활동인구(Non-economically Active Population)까지 분모에 포함하기 때문에 이 맹점을 일정 부분 보완합니다. 여기서 비경제활동인구란 취업 준비, 육아, 학업 등을 이유로 구직 활동을 하지 않는 인구를 가리킵니다. 이 집단까지 감안하기 때문에 고용률이 실업률보다 실제 고용 상황에 더 가깝다는 평가를 받고, 최근에는 정책 입안 과정에서 고용률을 주요 지표로 삼는 추세입니다.

  • 고용률 = 취업자 수 ÷ 15세 이상 생산가능인구 × 100
  • 실업률 = 실업자 수 ÷ 경제활동인구 × 100 (비경제활동인구 제외)
  • 통상 실업률 4% 미만이면 완전 고용 수준으로 평가
요약: 고용률은 구직 포기자까지 분모에 포함해 실업률보다 현실에 가까운 지표지만, 두 수치의 계산 구조 차이를 모르면 오해하기 쉽습니다.

 

통계 허점 — 숫자가 놓치는 265만 명

KBS가 한국노동연구원과 공동으로 분석한 자료를 보면 이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가늠이 됩니다. 분석 대상인 19세~39세 청년 기준, 이른바 청년 노동 그림자 지수는 25.5%로 산출됐습니다(출처: KBS 더 보다). 전체 청년 인구로 환산하면 265만 명에 달하는 규모입니다.

이 수치가 충격적인 이유는 공식 실업률(3.4%)의 무려 일곱 배를 웃돌고, 확장실업률(10.5%)과 비교해도 두 배 이상 높다는 점입니다. 그렇다면 기존 지표는 왜 이토록 현실을 좁게 비추는 걸까요?

핵심은 통계 분류 기준에 있습니다. 고용 통계는 조사 시점 기준 지난 한 주 동안 1시간 이상 일했으면 취업자로 분류합니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면서 주말에 카페 아르바이트를 한 번 나갔다면, 그 사람은 통계상 취업자입니다. 취업을 목표로 공부하는 본인 스스로가 "저는 취업자가 아닙니다"라고 말해도 숫자는 취업자로 잡힙니다.

확장실업률(Extended Unemployment Rate)이라는 보조 지표도 있습니다. 여기서 확장실업률이란 더 일하고 싶은 취업자와 취업 가능성이 있는 비경제활동인구 일부를 실업자 집계에 추가한 보완 지표입니다. 그런데 이 지표조차 적극적 구직 활동을 하지 않는 사람이나 당장 일하기 어려운 사람은 포함하지 않습니다. 사각지대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뜻입니다.

요약: 공식 통계가 포착 못 하는 청년 265만 명이 실질적인 고용 불안 상태에 있으며, 이는 공식 실업률의 7배에 달하는 규모입니다.

 

청년 실업의 민낯 — 통계 밖으로 밀려난 사람들

제가 전역 후 취업 준비를 하던 때를 떠올려 보면, 그 시절 저는 어느 분류에 들어갔을까요. 이력서를 쓰면서도 막막하고,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도 이게 내 길인가 싶고. 그런 시간이 통계상 어디로 잡히는지는 그때 전혀 몰랐습니다.

지금 청년들이 처한 현실은 그때보다 훨씬 복잡하게 쪼개져 있습니다. 취업 준비생은 실업자로, 공무원 시험 준비생은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면 취업자로, 구직을 포기한 이른바 쉬었음 청년은 비경제활동인구로 각각 다른 칸에 들어갑니다. 하지만 이 세 집단이 원하는 것은 하나같이 안정된 일자리입니다.

특히 쉬었음 청년 문제가 심각합니다. 반복되는 취업 실패와 단기 계약직 전전, 정규직 전환 좌절이 누적되면서 아예 구직 활동을 멈춰버린 경우입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청년 인구는 2016년 1,438만 명에서 최근 1,290만 명대로 줄었지만(출처: 통계청), 비경제활동인구 사각지대는 오히려 3만 명에서 28만 명으로 급증했습니다.

노동 시장 이중 구조 문제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노동 시장 이중 구조란 대기업·정규직과 중소기업·비정규직 사이의 임금·처우 격차가 너무 커서 두 집단 간 이동이 사실상 막힌 구조를 뜻합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격차는 최근 두 배 가까이 벌어졌고, 이 구조 때문에 청년들은 차라리 구직을 포기하는 쪽을 택하기도 합니다. 프리랜서나 플랫폼 노동자로 밀려난 청년들도 일이 있을 때는 취업자, 없을 때는 실업자 또는 비경제활동인구로 들락거립니다.

요약: 쉬었음 청년, 취업 준비생, 불안정 프리랜서는 통계에서 각기 다른 이름으로 불리지만 모두 안정된 일자리를 원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노동 그림자 — 지표를 읽는 올바른 시선

고용률이라는 단어를 뉴스에서 볼 때마다 저는 두 가지 감정이 교차합니다. 한때 직장인으로서 이 지표 안에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에 묘한 뿌듯함을 느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그 숫자 뒤에 얼마나 많은 이야기가 지워져 있는지를 알기에 단순히 좋다, 나쁘다로 읽히지 않습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고용률 수치 하나만 보고 고용 상황을 판단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불경기에 고용률이 올라갔다면 반드시 짚어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그 일자리가 시장 원리로 생긴 건지, 아니면 정부가 세금으로 단기 노인 일자리를 만든 결과인지, 구직자 1인당 실제 일자리 수는 얼마나 되는지. 이 맥락 없이 수치만 보면 현실을 거꾸로 읽게 됩니다.

더 아쉬운 것은, 뉴스가 고용률을 보도하는 방식입니다. "일 안 하는 청년이 늘었다"는 자극적인 프레임으로 시청자의 눈길을 잡는 경우를 제가 여러 번 봤는데, 저는 이게 꽤 불공정한 서술이라고 생각합니다. 취업 준비 중인 사람, 고시를 준비 중인 사람이 게으른 게 아니라 통계 분류 기준상 비경제활동인구에 들어갈 뿐입니다. 그 분류를 보고 "저 사람들이 일을 안 한다"고 단정하는 건 편견을 만드는 일입니다.

경제활동참가율(Labor Force Participation Rate)도 함께 봐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경제활동참가율이란 생산가능인구 중 실제로 경제활동(취업 또는 구직)을 하는 사람의 비율을 말합니다. 2014년 이후 국내에서는 고용률과 실업률이 동반 상승하는 구간이 있었는데, 이는 경제활동참가율이 높아지면서 기존에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되던 사람들이 구직 시장에 새로 진입했기 때문입니다. 숫자 하나가 오르고 내리는 데에는 반드시 이런 맥락이 따라붙습니다.

요약: 고용률은 단독으로 읽으면 오독하기 쉬운 지표입니다. 일자리의 질, 발생 원인, 경제활동참가율을 함께 봐야 현실에 가까운 그림이 나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고용률이 높으면 무조건 경제가 좋은 건가요?

A.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고용률이 오른 이유가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생겨난 일자리 때문인지, 아니면 세금으로 만든 단기 공공 일자리 때문인지에 따라 의미가 전혀 다릅니다. 일자리의 질과 구직자 1인당 일자리 수를 함께 봐야 비로소 맥락이 잡힙니다.

 

Q. 취업 준비 중인 사람은 실업자로 잡히나요?

A. 조건에 따라 다릅니다. 지난 4주간 적극적으로 구직 활동을 하고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했다면 실업자로 분류됩니다. 반면 구직 활동을 쉬고 있는 취업 준비생이나 공시생은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돼 실업률 계산에서 빠집니다. 이 구조가 바로 실업률이 현실을 과소평가하게 만드는 핵심 원인입니다.

 

Q. 확장실업률은 일반 실업률과 뭐가 다른가요?

A. 일반 실업률이 경제활동인구 중 실업자 비율만 보는 반면, 확장실업률은 더 일하고 싶은 취업자(불완전 취업자)와 취업 가능성 있는 비경제활동인구 일부를 추가로 반영합니다. 그래도 구직을 완전히 포기했거나 당장 일하기 어려운 사람들은 여전히 포함되지 않아 사각지대가 남습니다.

 

Q. 쉬었음 청년은 게으른 건가요?

A. 제 생각으로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반복된 취업 실패, 단기 계약직 전전, 정규직 전환 좌절이 쌓이면서 소진된 결과인 경우가 많습니다. 개인의 의지 문제라기보다 노동 시장 이중 구조라는 구조적 문제가 만들어낸 현상으로 보는 시각이 더 적합합니다.

 

Q. 고용률과 실업률이 동시에 오를 수도 있나요?

A. 가능합니다. 경제활동참가율이 높아지면 기존에 비경제활동인구였던 사람들이 구직 시장에 새로 진입하는데, 이 중 일부는 취업자가 되고 일부는 실업자로 잡힙니다. 실제로 2014년 이후 국내에서 고용률과 실업률이 동반 상승한 구간이 있었던 것도 이 원리로 설명됩니다.

 

결론

고용률이 역대 최고라는 뉴스를 이제는 예전처럼 단순하게 읽기 어렵습니다. 통계 안에 들어오지 못한 265만 명의 청년이 있고, 들어왔더라도 취약 조건 취업자로 분류되는 사람들이 섞여 있습니다. 그 숫자 뒤에 있는 맥락, 즉 일자리의 질과 발생 원인, 경제활동참가율의 변화를 함께 봐야 진짜 이야기가 보입니다.

고용률이라는 지표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해서 게으른 사람이 아닙니다. 그렇게 프레이밍하는 시선이야말로 문제의 본질을 흐립니다. 데이터를 정확히 읽는 것, 그게 구조적 문제를 바꾸는 출발점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ZqmV3TT03b4&t=13s